아고, 늦었습니다. 일요일에 보내려던 뉴스레터를 화요일 밤에 보냅니다. 주말 동안 예상하지 못했던 급한 일들이 아주 상냥하게 다가왔거든요. 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친절하게요. 개인적인 욕심도 부렸습니다. 주말에 해야 하는 일이 많은 걸 알면서도 토요일 밤에 하는 강연을 신청했어요. 사치도 조금 부렸습니다. 강연 뒤에는 집에 빨리 돌아와야 했는데, 강연 끝나고 친구랑 서촌에서 칵테일 한 잔까지. 음, 주말에 부린 게 많네요. 사실 토요일부터 알았어요, ‘이번 마감은 일요일에 하기는 무리다.’ 일요일에는 또 다른 일정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예전에는 제게 오는 모든 공을 적시에 정확하게 받아치고 싶었는데요, 요즘은 적당히 받아치기도 하고 옆에서 떨어지는 걸 지켜보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저거는 내일 하자.' 주말에 못했으면 평일에 하면 되죠. 월화수목금 중에 수요일이 가장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구독자님이 오늘은 조금 덜 힘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평온한 하루를 보내는 고양이 사진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