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길에서 고양이들도 몇 마리 만날 수 있었는데요, 편의점 앞에서는 코 박치기를 하며 다가오는 삼색 고양이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귀여워서 토닥거렸는데, 옆에 있던 두 명의 어린이가 말하더라고요.

"고양이는 꼬리 세우면 화난 건데!"... 대략 3번 정도 옆에서 똑같은 말을 반복하기에 저도 말했습니다.

"아니, 이건 반가움의 표신데, 나 고양이 키워!" 하지만 어린이는 지지 않죠.

"저도 키우거든요! 몇 마리 키우는데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많이 키우면 이기는 건가?', '나는 2마리 키우는데 저 어린이는 몇 마리를 키우는 걸까?', '제주도니까 마당에서 많이 키우나?' 등등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한 바탕 휩쓸었지만, 어린이의 3배 정도 인생을 살아온 연륜으로 질문에는 질문으로 받아쳤습니다.

"너는 몇 마리 키우는 데?"

"12마리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더라고요. '저 질문은 자신감이었어!', '그래서 몇 마리 키우는 지부터 물어본거구나?', '어디서 어떻게 키우는 거지? 제주도에 사는 어린이인가? 집이 근처라면 가보고 싶다!', '두 마리로는 택도 없네...' 등등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남편이 말했습니다.

"우린 13마리!!!", "에이, 졌네..." 그리고 어린이들은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렇게 순순히 물러설 줄 안다니. 멋진 어린이들이죠. 그리고 제 옆에는 당당히 뻥치고 뿌듯해 하는 남편이 있었고요. 어쨌든 좋은 승부였습니다.

사실 고양이가 꼬리를 높게 세울 때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긍정적 신호인지, 부정적 신호인지가 궁금하다면 세워진 꼬리가 크게 부풀었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고양이들은 화가 나서 공격하고 싶을 때면 자기 몸보다 더 크게 보이기 위해 꼬리를 크게 만들거든요. (#꼬리펑이라고 합니다. 귀엽습니다.) 하지만 꼭 꼬리 언어가 아니더라도 당시 상황과 맥락을 보시면, 고양이들이 화가 난 건지 아니면 친근함을 표시하는 건지는 파악하실 수 있을 거예요.

3박 4일로 조금 긴 여행이라 이번에는 방문 집사들이 와서 고양이들을 돌봐주었어요. 형부와 동생이 와서 하루씩 머물며 챙겨주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여행을 자주 가지는 않지만, 방문 집사들에게는 필요한 가이드를 전달하고는 합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마지막에 링크로 공유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