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는 고양이 밭

밭에서는 종종 이상한 고양이가 자라난다

2022. 6. 26.

🐈 여기는 고양이 밭

#냐불냐불 #고양이뉴스레터

고양이 밭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입니다. 거실 하나, 방 2개. 하나는 침실이자 서재로 사용하고, 하나는 옷방으로 쓰고 있어요. 단연코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침대입니다. 꼭 일어나야 하는 일이 없다면 하루 종일 침대에만 있을 수 있어요. (아니, 있을래요...) 하지만 일어나야 하는 일은 늘 생기죠.

집에는 테이블이 2개 있는데요, 거실에 놓인 커다란 테이블(첫 퇴사 선물로 지름), 혹은 좀 더 집중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스스로를 가두듯 들어가는(그래서 잘 안 들어감) 침실 가장 안 쪽의 테이블이 있습니다. 오늘은 거실 테이블에서 뉴스레터를 작성하고 있고요. 조금 헷갈리시죠? 간단하게 그림으로 그려보았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 여기저기에서 시간을 보내다 화장실을 갈 때면, 저도 모르게 침대 위로 눈이 갑니다. 그리고 "멈칫"합니다. 도대체 침대에서 왜 저런 포즈로 누워있는지, 왜 둘이 꼭 껴안고 있는지 모르겠거든요. 화장실 가려다 사진을 찍기 위해 다시 거실 테이블로 돌아간 적도 많습니다.

며칠 전에는 그런 생각을 해보았어요. 내가 일어나고 나면 침대는 '고양이 밭'이 되는 게 아닐까 싶은. 어릴 때 체험학습으로 '고구마 밭'에 가서 고구마를 캔 적이 있는데, 당시 제가 수확한 고구마는 마트에서 봤던 고구마가 아니었습니다. 크기도 너무 컸고 왠지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모양의 고구마였죠. 원래 밭은 좀 그렇잖아요. 뭐가 나올지 모르겠고, 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침대 위, 혹은 침실에서 만나는 고양이들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고양이 밭'이라는 단어가 떠오른 것 같아요. 오늘은 저희 집, 고양이 밭에서 제가 수확한 고양이 사진들을 공유해봅니다.

#고양이사진 #안나수이 @annasui.cats

저희 집 고양이 밭에서 만난 가장 어이없었던 순간들을 모아봤습니다. 화장실가다 멈칫멈칫, 찰칵찰칵! 집에서도 꼭 핸드폰을 휴대해야 합니다.

너네도 이렇게 누워있던데?

진짜 어이없어서 여러 번 보게 됐던 장면. 장난감 공이 아래 놓여있어서 마치 수이가 알을 낳은 것 같기도 합니다. 수이는 바닥에 무언가 깔려있으면 그 위에 눕는데요, 저렇게 사람처럼 누워있을 때가 많아요. 어릴 때부터 사람들을 보고 자라서 그런 걸까요? 회색 고양이라 그렇다는 친구의 추측도 있습니다. 친구네 회색 고양이도 이렇게 발라당 눕거든요.

나도 이렇게 눕는 게 좋더라!

안나를 보니 회색 고양이들은 다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모수가 너무 없어요. 혹시 구독자님 주변에 회색 고양이가 있다면 발라당 눕는지 알려주세요. 그나저나 이건 아침에 약을 먹고 다시 침대에 누우려고 가던 찰나에 찍은 안나의 모습입니다. 자세히 보면 윙크하고 있습니다. 저 자세로 누울 때면, 팔을 공중에 띄워놓는 게 편한가 봐요!

이불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요...

침대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안나, 수이가 숨는 걸 좋아... 한다고 쓰려고 보니 저 위에 사진들은 너무 대놓고 나와있네요. 고양이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이불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으면, 이불과 눈이 마주친 것 같다면... 그건 고양이일 수 있습니다.

앉는 포즈도 고양이 안 같아...

그러니까 고양이는 직립보행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종종 저렇게 사람처럼 앉아서 배를 그루밍하기도 하더라고요. 심지어 편해 보인다는 게 이 자세의 포인트!

가끔은 더욱 강력한 시선을 느낄 때도

이건 예전에 공유했던 사진인데요, 안나수이하면 이 사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수확한 고양이 사진으로 마무리합니다. 조만간 고양이 사진이 들어간 티셔츠를 만들고 싶은데요, 현재까지는 이 사진으로 만들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구독자님 생각은 어떠세요?